본문으로 바로가기

글로벌메뉴



리뷰

드릴 말씀이 없군요...한 마디로는..
박영미 / 2006-05-20 / HIT : 886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남과 더불어 제대로 된 아름다움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던가 생각했습니다.
화음공연을 함께 하고난 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 아름다운 만남'이란 것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차가운 의자에 앉아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릴때만 해도 잘 몰랐습니다.
시간이 되더니 바이올린과 첼로가 함께하는 헨델이 시작되더군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곡이지만 두 악기가 소리를 내는 순간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그 작은 방 안에서 어우러지는 많은 것들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두 여성 아티스트가 내는 아름다운 소리를 소리없이 휘감으며 우리 몸으로 전달해주는 서호 미술관의 넉넉한 공간감, 격자무늬 창문 바깥에서 소리없는 바람에 흔들이던 작은 나뭇잎들과 초록의 강, 그리고 먼 산.

가까이는 음악을, 멀리는 자연을, 그리고 배경으로는 권두현 작가의 아쉬움이 있는 숲속의 소리를... 이 모든것이 한꺼번에 무방비로 앉아 있던 나에게 휘몰아쳐온 충격적 연주에 저는 그저 두손 두발 다 들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화음에 내가 졌다!
정석용 작가의 화음 프로젝트 37번
현대음악의 새로움과 발랄함으로 시작된 그 곡이 두번째 들었을 땐 어쩜 그렇게 친근한 느낌이 들던지요..한때 제가 무척 즐겨듣던 뿔랑의 느낌이 제겐 이 곡을 낯설지 않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아쉬운 에코로 끝나는 부분에서는 권두현 작가의 설명과 해설을 유난히 빛나게 하였던 것 같습니다.

아렌스키의 낭만적 곡은 이 음악회를 푸근하게 하는 나름대로의 위로가 담긴 선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 권해도 부담스럽지 않을...

처음에 공연장인데 너무 멀지 않나 생각했던 무지함과 오만한 생각들을 모두 떨쳐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꼭 소중한 사람들을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괜찮은 생각과 실천을 화음프로젝트라는 한마디로 겸손하게 표현하시는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더우기 이런걸 몇년째 조용히 해오시다니... 참...





아 이것이 그토록 전해주고 싶어했던 화음의 힘! 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