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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김연 / 2006-03-20 / HIT : 971
제가 뽑은 제목이지만 참으로 선정적이긴 하네요.

제가 즐겨라 하는 일이 잠 못 드는 밤, 
여기저기 게시판 돌아다니며 흘리고 다닌 글들 삭제하고 
다니는 것이긴 하지만 이 곳에서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제 글들을 생각하면 맘이 아프고 공포스럽기까지 해 
(왜 유독 내 글들이 없어졌을까,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 놀이로 하여)
내 다시는 여기에 글을 안 쓰리라 
(내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 이런 류라면 격조라도 있겠구만!)
다짐했건만 때에 따라 주체할 수 없는 이 넓은 오지랖이 
또 글을 쓰게 하고 있습니다.

레퍼터리에 자화상 프로젝트의 작품들이 올라와있군요.
아주 잘 들었으며 앞으로도 자주 듣겠습니다.
그런데 '작곡'으로 분류된 곳에 화가 혹은 미술가들의 이름이 보이는군요.
올라와 있는 포스터와 미술작가, 작품 제목이 틀린 것들도 몇 몇 눈에 띄구요.
얼핏 들어보니 음악이 다 나오기는 하는데, 바람소리- 연,만은 
음악이 나오질 않네요.

지난 3월, 딸 애가 연주회가 시작되고나서 갑자기 호주머니에서 엠피쓰리를 꺼내더군요.
앞이 캄캄했지요. 이게 연주자 코 앞에서 웬 또 '동방신기'를 들으려고 그러나?
말도 못하고 눈만 치켜 뜨고 있는데, 아니 글쎄 애가 연주를 녹음하더라구요.
불법채취한 이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가끔 들었었는데...
이렇게 좋은 음질로 자화상 프로젝트를 쭉 들을 수 있으니 너무 좋네요.

그나저나 이 글도 어느 날 허공으로 흩어져 버리면 어쩐다죠?
사라짐이라는 존재의 근원적 슬픔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라는 
시련이기라도 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