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작품해설
꽃의 유한한 아름다움을 인간의 유한한 삶에 전치시킨 화가 김정숙 선생님의 일련의 꽃 그림들을 보며 떠오른 시는 김춘수 시인님의 ‘꽃’, 그 중에서도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라는 구절이었다. 특히 공간상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 ‘사랑과 영혼’이나 구름속에 흩날리는 꽃잎 ‘하얀 바람’의 그림들은 생명의 덩어리들, 마음의 응어리, 내면의 고독, 열정, 호흡 등의 단어들을 연상시켰고 이 단어들을 소리로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그림속에 나타나는 부드럽고 섬세한 곡선의 리듬감과 투명한 색채감, 농담, 명암의 대비, 여백 등에 집중하였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서 꽃의 내면적인 의미와 마음의 실타래는 소프라노의 구음 또는 가사(text)에 의해 표출되고 동양화적인 색채감은 대금, 비올라, 가야금, 아쟁의 독특한 음색의 대비와 농현, 시김새 등에 의해 표출된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림과 시, 동양과 서양 악기, 기악과 성악 등 각각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 또 다른 새롭고 환상적인 만남의 세계를 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작곡가 임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