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화음 프로젝트 Op.25 ‘Somewhere’ for String Trio
이 곡은 화가 장현재 선생님의 작품 ‘Somewhere’로부터 영감을 얻어 String Trio의 구성으로 작곡된 곡이다.
끝없는 적막이
우뢰보다 더 큰 소리일수 있기에
깊은 산중 어딘가에서
하나님의 *Dabhar를 찾는다.
만유를 만유되게 하는
우렁찬 그 생명의 박동을
두 어 뼘 샘물이
대양보다 더 깊은 근원일 수 있기에
맑은 산수 어딘가에서
하나님의 *Viriditas를 찾는다.
만유를 낳고 만유를 싸매는
그윽한 그 생명의 숨결을
- 작곡가 박은혜 –
* Dabhar : 하나님의 음성 (Creative Energy) / Viriditas : 푸르게 하는 힘 (Greening Power)
장현재의 작품은 강물과 돌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흘러가는 강물은 처음에는 그저 매끈한 흐름으로만 보이지만, 차츰 그 흐름 속에는 작은 움직임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바닥에 놓인 돌들의 표면을 쓰다듬으며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듯이, 이렇게 장현재는 강물이 시간임을 느낀다. 그러면 돌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살아온 일상의 기억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삶의 작은 부분들이 모여 자신이 살아온 만큼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잔잔한 흐름 속에 견고하게 박혀있는 돌들의 모습에서 즉, 자연의 풍경에서 인생의 보편적 진리를 새삼 깨닫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