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화음 챔버오케스트라의 위촉으로, 전준호 작가의 ‘하이퍼리얼리즘(형제의 상)’에 대한 감상을 표현한 작품으로 부산시립미술관 초연을 위해 작곡되었다. 전쟁의 비극이 빚어낸, 서로를 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어느 형제의 현실을 담은 영상 작품으로, 하얀 공간을 배경으로 플라스틱 미니어쳐 군인의 오브젝트가 무한히 복제되어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그림을 담고있다. 아쟁,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의 3중주를 위한 작품 <Soldiers in White-Ground>의 ‘화이트 그라운드’는 고대 그리스의 화병(꽃병)의 그림 양식으로, 하얀 배경위에 형상을 그려넣는 스타일을 말하는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작품속의 ‘형제의 상’이 무수하게 복제되어 순환하고 또 그 순환이 루핑(Looping)되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결국은 두개의 주요 형상 그 자체보다,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군중적(?) 움직임으로, 혹은, 유동하는 그림자 전체를 하나의 거시적 시선으로 보고자 애쓰게 되는 면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White-Ground’와 ‘복제된 두 병정의 무리들의 순환적 이동’은 특정한 모양의 형상이 아닌 빛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 같은 인상이다. 단순히 ‘On White-Ground’가 아닌, ‘In White-Ground’의 의미는 하얀 초토에 묻힌 그들의 백골을 기리는 마음에서 이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