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한국 전쟁 시기 남한의 국군 장교로 참전했던 형 박규철과 조선 인민군 병사로 참전했던 동생 박용철이 한 전투에서 재회하게 되는 슬픈 역사의 한 장면을 영상으로 재현한 전준호 작가의 <하이퍼 리얼리즘(형제의 상)>은 형제가 감격의 재회를 누리지 못하고 홀로 허공을 안은 채 왈츠를 추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까워졌다 멀어지며 닿을 듯 닿지 못하고 끊임없이 맴도는 안타까운 모습에서, 분단국으로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에 담았다.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외적인 부분과 내적인 부분의 의미를 음악을 통해 표현하려고 했는데, 돌고 도는 춤과 같은 모습을 리듬 패턴의 반복과 변화를 통해 나타내고, 어둡고 모호한 음정 관계를 통해 형제의 내적인 아픔을 담아냈다. 지구 곳곳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참상 속에 작은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