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플룻, 바이올린, 첼로의 3중주 위한 ‘당신의 눈빛이 나를 뛰놀게 한다’는 김진열 작가의 2015년 作 ‘눈맞춤’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된 곡이다.
자녀들을 업어 키웠던 작가의 추억을 담아낸 이 작품 속에서 나는 김진열 작가 내면의 뜨거운 모성애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이 작품 속에서 나를 작곡하도록 추동한 것은 아빠와 아이의 눈이 마주칠 때 행복감으로 충만한 아이의 맑디맑은 표정이었다. 따뜻하지만 담담해 보이는 아빠의 표정과는 달리 왠지 모를 설레임과 기쁨으로 조금은 상기되어 있는 듯한 아이의 표정… 그 표정 속에서 나는 아빠의 포근한 등에 업혀 그와 눈을 맞추는 순간이 그 아이에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상상했다. 아이는 그 따뜻하고 아늑한 아빠의 등에 업힌 채 고요히 잠이 들었고, 밝고 환한 봄꽃들이 만발한 꿈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아빠 등에서 잠시 내려와 그 꿈길 위를 마음껏 뛰논다. 아빠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아이를 응시하고 있다. 아무 근심없이 꿈길을 뛰노는 가운데서도 아이는 항상 기억하고 있다. 아빠가 늘 내 곁에 있음을… 아빠가 변함없는 따뜻함으로 나를 지켜주고 있음을…3중주로 편성된 이 곡에서 첼로는 아빠를, 바이올린은 아이를, 플룻은 아이의 꿈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벤트를 담아내는 환상공간을 묘사하는 역할을 한다. 첼로와 바이올린이 만들어 내는 불협화(장2도)에서 협화(장3도)로 해결되는 느리고 긴 지속음은 아빠와 아이의 눈맞춤의 순간을 상징하고, 이와 대비되는 빠른 템포의 ‘셔플리듬’ 풍의 플룻 음형은 환상공간에서 아이가 기뻐 뛰노는 것을 상징한다. 이 두 음악적 아이디어는 곡의 형식을 구성하는 기본 틀을 제공한다. 이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고 있는 대중적인 화성진행은 ‘눈맞춤’을 포함한 김진열 작가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소재와 재료의 서민성과 친밀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재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