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는 1970년, 방송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은 시인의 시를 노랫말로 하여 작곡한 노래인데 44년 만에 이 노래로 새로운 작업을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이런 기회를 준 화음 쳄버에 감사드린다.
처음에 이 곡을 위촉 받았을 때 흥미와 난감함이 동시에 다가왔다. -대중가요와 현대음악의 Hybrid-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을 하며 작곡에 임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곡이 의도한 바에 적합하게 작곡되었는지 스스로 묻는다.
짧은 서주로 시작되는 이 곡은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각 부분마다 원 곡이 담겨져 있지만 현대적 요소들과 어울려 새로운 형태로 변형된다. 어찌 보면 변주곡이라 할 수 있겠다.
첫째부분은 오보에가 원곡을 그대로 연주한다. 주제인 셈이다.
둘째, 셋째, 넷째 부분은 그야말로 Hybrid이다. 이 세 부분은 각각 주제선율을 내포하고 있으며 조성음악의 작곡 기법과 현대적 기법 즉, 비조성, 반음계적 선율, 불협화음, 불규칙적 리듬, 음색선율, 박자의 변화, 빈번한 전조, 현대적 연주주법 등이 어울려 현대적 색채와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한 선율과 순수한 우리의 정서를 담고 있는 이 노래가 현대적 요소와 만나며 왠지 타락해 가는 현대사회를 닮아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그런 느낌을 다소 완화시키기 위해 마지막 부분에서 재즈 화성과 함께 코랄 양식을 도입해 보았다. 과연 그 느낌이 완화 되었을지? 이곡을 듣는 청중에게 그 대답을 맡긴다.
-작곡가 김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