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의식과 종교는 분리할 수 없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성당에서의 미사, 교회에서의 예배 그리고 절에서의 법회처럼, 종교 속에서 의식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를 이어주는 여러 종교 속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의식들 중 나는 장례의식에 대해 흥미를 가졌고, 그 중에서도 티베트 불교에서 이뤄지는 천장(天葬)에 주목했다. 우리가 조장이라는 표현으로 알고 있는 티베트의 천장은 새들에게 죽은 이를 공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티베트 사람들은 망자의 영혼이 새들에 의해 하늘로 올라간다고 생각하여 천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티베트의 천장은 이 방식을 낯설게 느끼는 외국인들에게는 문화충격으로 다가오며, 종종 이해할 수 없는 풍습 중 하나로 이야기되고는 하는데, 티베트의 지형조건으로 인해 매장도 불가능하고, 나무도 귀하여 화장도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종교적으로, 환경적으로 불가피한 장례의식이라고 생각된다. 한 종교와 그 속에서 행해지는 의식을 바라볼 때, 그 종교와 문화 밖에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과 경외를 느낄 수 있다.이 곡은 티베트의 장례의식에 익숙한 이들의 시점과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시점, 둘 모두를 갖고 쓴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