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두 개의 실타래를 서로 나란히 놓고 보거나 다른 색의 실을 같이 감아 색의 조합과 그 효과를 연구한 화가 반 고흐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작곡된 이 곡은 단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악기들의 다양한 음색적 변화들은 곡이 진행되는데 있어 주요 모티브로 사용되는데, 단순한 음향적인 효과라기보다는 음색 모티브로써 곡에 전체적인 통일성을 부여한다. 또한 쇤베르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작곡가인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 Op. 5> 2악장 ‘Andante espressivo’ 마지막 부분의 선율을 사용하여 곡의 음정 구조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음정 구조들은 음색 모티브 안에서 조금씩 변화되거나 또는 간접적으로 나타남으로써 브람스 곡의 선율선을 회피하게 된다.
서로 ‘어울릴지’, 아니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고흐에 대한 나의 상상은 이 곡의 제목인 ‘Compound’라는 단어로 연결된다. ‘Compound’는 사전적 의미로 복합체 또는 합성체의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복합체는 결국 마주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하였고, 이 곡에서는 음조직, 리듬, 특수 주법을 활용한 음색 등의 대위적 진행을 통하여 복합체라는 주제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체’들은 또한 자신과의 마주보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 안에서 자신과 마주보기란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 시간 안에서 사람들은 점점 자신을 찾게 될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당신의 운명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그것은 완전히 당신 것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꿈꾼 대로요. 당신이 변함없이 충실하면요.” (서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