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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 음악과 함께 무대에 오르다"
문화일보 / 2009-11-01 / HIT : 1044

" 조각, 음악과 함께 무대에 오르다"

신세미 기자, 문화일보
 
화음쳄버오케스트라 ‘미술 + 음악’색다른 연주회
 
둔탁한 철판으로 이뤄진 역(逆) 피라미드의 틈새 구멍 사이로 전구의 빛이 쏟아지는 조각이 무대미술처럼 음악회 무대에 오른다. 그날의 연주곡은 무대에 설치된 조각품이 모티브가 된 창작곡이며, 연주자들의 해석을 거쳐 새로운 음악이 탄생한다.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는 2월10일 열리는 ‘화음쳄버오케스트라’의 제32회 정기연주회는 미술과 음악이 소통하는 색다른 음악회다. 조각의 비디오에 음악의 오디오가 더해진다. 조각가 최태훈씨의 철판 소재 작품 ‘시간의 흔적(Skin of Time)’은 임지선 연세대 음대 교수가 작곡한 ‘화음 프로젝트 75번-임파서블 파서빌리티’란 제목의 음악으로 무대에서 연주된다. 이번 공연에는 연주자 외에 철판의 미세한 틈 사이로 빛이 드러나는 작품 등 최씨의 조각 4점이 무대에 오르고, 미술작가 최씨 본인도 음악회에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 미술과 음악의 만남 = 곡의 모티브를 제공한 조각가와 직접 곡을 만드는 작곡가는 물론, 연주자와 관객도 음악뿐 아니라 미술과 만나는 음악회다. 조각품이 설치된 무대에서 조각 모티브의 창작곡을 연주하는 연주자 외에 관객도 청각 위주인 음악회장에서 색다른 볼거리와 더불어 시각적 이미지가 소리의 음악으로 전환된 독특한 작업을 체험할 수 있다. 월 프로젝트에 참여한 최태훈씨는 조각전문의 김종영 미술관이 선정한 2006년 올해의 작가로 철 소재 작업을 활발히 펼쳐온 조각가. 작곡가 임지선씨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철판을 긁어만든 미세한 구멍을 통해 내부의 빛을 발산하는 최씨의 조각에서 내부의 상처를 승화시켜내는 불굴의 의지를 주목해 창작곡 ‘임파서블 파서빌리티’를 만들었다.
 
# 화음프로젝트 = 화음쳄버오케스트라가 미술과 접목하는 화음프로젝트를 처음 시도한 것은 1990년대 초반. 전시공간을 음악회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음악창작에서 미술과의 접목을 시도한 갤러리음악회가 출발이었다. 2007년 이후 CJ문화재단 지원에 힘입어 미술품의 영감을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곡을 부산시립미술관, 공간화랑, 금산갤러리, 대안공간 루프 등에서 발표해왔다. 작년부터 전시장 대신 공연장인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로 옮겨 본격적으로 미술품과 미술작가를 음악회로 끌어들었다. 
지난해 조각가 이재효, 김범수, 이길래씨의 작품이 5, 8, 11월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작곡가 임지선, 전상직, 강혜리씨의 창작곡으로 화음 콘서트에서 연주됐다.
 
#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 1996년 창단된 현악합주 체임버오케스트라. 미국 독일 등지에서 음악활동 중인 바이올린의 최익환, 첼로의 조영창, 비올라의 마티아스 북홀츠, 베이스의 미치로리 등, 4명의 리더를 중심으로 19명의 연주자들이 정기연주회 외에도 연간 10회 이상의 프로젝트 음악회를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