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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통로 Vol. 2] 영상인터뷰: 배동진, 임지선
화음 / 2026-06-01 / HIT : 2

『통로』 Vol. 2 인터뷰​

 

Visible Sounds, Audible Pictures: 진 마이어슨과 정연두

 

 

  2026년 화음챔버오케스트라는 화음프로젝트페스티벌 ‘Visible Sounds, Audible Pictures’을 6월 11~13일 3일간 연속으로 전시 공간인 ‘푸투라 서울’에서 갖는다. 3일 연속으로 하는 것이나, 모두 미디어 작품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나, 예년과 다른 집중된 축제를 준비한다. 특히 2002년부터 이어온 화음프로젝트의 방대한 아카이브 가운데, 미디어아트와 창작음악의 혁신적인 협업이 돋보이는 작품만을 엄선했다. 뉴욕 구겐하임과 사치갤러리가 주목한 진 마이어슨(11일), 한국 미디어아트를 대표하는 정연두(12일), 문경원과 전준호(13일)의 영상 작품이 우미현, 최진석, 배동진, 임지선, 장석진, 신혁진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기존 작품과 신작이 만나 새로운 감각의 예술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 공연에 앞서 배동진, 임지선 작곡가가 카메라 앞에 섰다. (영상: https://youtu.be/FCDd-MDMJ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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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배동진

 

  저는 6월 13일 푸투라 서울에서 화음챔버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는 <Back and Forth:  형제의 상>을 작곡한 작곡가 배동진입니다. <하이퍼리얼리즘: 형제의 상>은 전준호 작가님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연작 중에 하나고요, 전쟁 기념관에 있는 조형물 ‘형제의 상’을 실제 모티브로 두고 있는 작품입니다. 한국 전쟁 시기에 두 형제가 남북에 서로의 적으로 만나는 그런 소재를 갖고 있는데요, 처음 이 소재를 접했을 때는 그 비극적 순간에 두 형제가 가졌을 감정이 어떤 것이었을지 생각해보니 슬프더라고요. 일단 애니메이션에는 그 어떤 서사나 감정선도 없이 여러 복제된 병정 피규어들이 돌고 돌면서 서로 다을 듯 말 듯 왈츠를 춥니다. 다소 역설적이죠. 두 형제가 갖는 유사하면서 동시에 대립적인 구도는 저의 예전 관연악 작품 <사운드 플레이>의 작곡 컨셉과 우연히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이 구도를 이번 작품에서도 적용해 봤는데요, 서로 유사한 두 개의 음계가 대립적인 구도로 공존하고 있고, 연주 편성도 이를 반영하듯 세 악기가 시각적 대칭성을 이룹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돌고 도는 피규어의 끊임없는 반복적 운동성은 제 곡에서 끊임없이 반복하는 세 악기들의 선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화음챔버와의 작업에서는 항상 매개체가 있었습니다 그림이나 영화 같은 비주얼 아트 작품들을 염두에 두고 작곡을 해왔는데요, 항상 제가 그때 했던 작업들은 그림이나 영화 등의 내용을 소리로 담아내기 보다는 그 그림이나 영화가 저에게 다가오는 흥미로운 포인트 아니면 그 작가가 흥미로워하는 방식 그런 것들을 제 작업에 적용했을 때 어떤 다른 결과물이 나올지 그 점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많이 했었습니다. 전혀 다른 형식의 두 예술 작품이 얼마나 비슷한지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찾는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두 가지 다른 감각의 형태 즉 보는 것과 듣는 것에 서로에게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하나의 감각 형태가 어떻게 다른 감각의 형태로 경험될 수 있는지의 초점을 맞추시면 좀 더 흥미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립적 구도와 바쁜 운동성이 소리로는 어떻게 들릴지 생각하면 감상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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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임지선

 

  저는 문경원 작가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박제>를 위한 음악을 작곡한 임지선입니다. 제가 화음이랑 작업을 굉장히 오랫동안 하고 있었는데요, 영상과 함께 협업을 한 작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완성된 영상을 보고 하는 게 아니고 문경환 작가님의 전체적인 계획과 챕터별로 어떤 장면이 들어갈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일부 영상만 보고 저 나름대로 상상을 하면서 작업을 한 거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조금 불확실하고 어려운 면은 있었습니다. 이게 사실은 2010년에 작곡된 곡이거든요. 16년 전 곡이에요. 그래서 저도 오늘 인터뷰를 위해서 다시 한번 악보도 찾아보고 그랬는데요, 기억은 좀 많이 희미해졌습니다만 제가 기억하게 된 애필로그와 프롤로그가 있고 그중에 챕터가 7개가 들어간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악보를 찾아보다 보니까 다섯 번째 챕터는 악보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분실됐나 하고 영상을 보니까 그 다섯 번째 챕터는 원래 음악은 전혀 안 들어가고 제5공화국 때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라든지 아니면 일제 강점기의 기미가요 이런 것들이 뒤에 음향으로 들어가 있어서 이미 계획된 거였기 때문에 없었고요.

 

  제가 지금 생각난 게, 가장 중요했던 점은, 이거는 문경원 작가님의 요청이기도 했는데, ‘동백 아가씨’ 얘기를 하셨어요. ‘동백 아가씨’라는 이미자 씨의 그 가요가 예전에는 간첩의 접선 신호라는 말이 있어서 금지곡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노래를 혹시 활용을 해줄 수 있는지 말씀하셔서 ‘동백 아가씨’ 노래의 일부분을 분해하고 해체하고 뒤에 다른 화음을 깔아서 프롤로그에도 들어가고 중간중간에 곳곳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음악을 들으시는 분은 그렇게 느끼기는 쉽지 않아요. 극히 일부분만이 상징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제가 가장 굉장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온실 장면이었는데, 온실에 화분이 있는 게 아니고 유리병 같은 데서 나무가 풀들이 아주 급속도로 자라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을 위해서는 제가 음악에서는 유일하게 굉장히 리드미컬한 부분들을 넣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영상이 완성되었을 때 보니까 리드미컬한 부분과 함께 나무의 풀들의 줄기가 자라나고 그것이 어느 정도 다 자라나서 완전히 덩굴을 이루면서 온실을 뒤덮었을 때에는 모든 리듬이 한 소리로 모아지면서 거대한 크레센도로 끝나는 그런 장면이었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음악과 굉장히 잘 맞았다 그런 평가를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화음이랑 같이 음악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게 2001년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이 2026년이잖아요. 제가 조금 아까 앉아가지고 몇 곡을 썼나 세 봤어요. 26곡이더라고요. 그러니까 1년에 하나씩 화음과 같이 작업을 한 셈입니다. 물론 어떤 때는 여러 개를 하고, 몇 년 동안 안 하기도 했지만, 하여튼 화음의 역사와 함께 계속했다는 점에서 저는 굉장히 즐겁게 생각을 하고요, 화음이랑 한 사업들이 대부분 시각 예술과 같이 작업을 한 80%는 그렇게 하고 나머지 20%는 예를 들자면 학술 대회같이 연결을 지어서 역사적인 거라든지 사회적인 거라든지 그런 이슈와 함께 곡을 만든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 <박제>라는 곡은 시각 예술과 그 다음에 역사성이 동시에 들어가 있는 그런 기획이었기 때문에, 제가 그동안의 화음과 했던 여러 가지 것들이 들어갈 수 있어서 참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사실은 제가 생각하기에 음악을 듣고 어떤 영상이라든지 그림 같은 것을 상상하는 거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더라고요. 음악을 들으니까 어떤 장면이 생각났다, 파도가 생각났다, 아니면 동굴이 생각났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시각 예술을 보고 어떤 음악이 떠올렸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저는 사실은 못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음악으로 시각 예술을 생각을 하는 거는 특별히 훈련을 많이 안 받아도 굉장히 즐겁게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시각 예술을 보고 어떤 소리를 상상한다는 거는 어떻게 보면 작곡가 혹은 음악가의 영역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것을 감상하시는 분은 시각 예술이 어떻게 음악에 영향을 주고 음악이 어떻게 시각 예술에 영감을 줬는지, 그 부분에 집중해서 굉장히 자유롭게 들으시면 될 것 같아요. 생각하고 보니까 화음에서 엄청나게 많은 곡들이 시각 예술에서 영감을 얻어서 작곡이 되었고,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서 시각 예술이 탄생한 거는 아주 예전에 클림트가 <베토벤 프리즈>라는 벽화를 만든 거 그거 말고는 크게 이슈가 된 그런 작품들을 저는 아직은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화음에서 그런 20세기 초반에 있었던 그런 활동을 화음에서 굉장히 21세기에 더 확장시켜서 의미 있게 크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듣는 것은 보는 것이 눈 앞에 펼쳐지지 않아도 상상 속에서 볼 수가 있는데, 듣는 것은 보면서 음악을 상상해서 들을 수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게 좀 어렵죠. 그래서 그게 화음이 굉장히 중요하고 작곡가와 연주자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림을 보여주면서 작곡가가 그 곡의 영감을 받아서 작곡한 곡이 함께 연주가 될 때, 보는 것과 듣는 것이 통합되면서 더 큰 경험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음악과 시각예술이 함께 했을 때 둘이 굉장히 시너지적인 효과를 일으켜서 감상의 폭을 굉장히 깊게 할 수가 있습니다. 그거는 진짜 좋은 작품과 좋은 작곡가와 좋은 연주가 만났을 때 가능한데 화음에서는 그런 경험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고요. 그래서 화음을 늘 응원하고 좋은 작품을 많이 기대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畵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