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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휴가중입니다 2
박상연 / 2008-08-25 / HIT : 1385
읍내에 나가 저녁 먹고 들어온 후 올림픽 폐막식 후반부를 봤습니다.
매우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지만 저의 관심을 끌은 건 음악들이 모두 오늘의 행사를 위한 ‘현장음악’이었다는 점입니다^^ 
후식으로 맛있는 복숭아 하나 먹고 계속 씁니다.
오늘은 마침 5일 장날이라 낮에 읍내에 나갔다 골동품 벼룩시장에서 입담 좋은 아저씨에 홀려 붉은 박달나무 다다미와 놋쇠 밥주걱을 샀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아줌마들 ‘그런 나무통 얻다 쓰려고 그러냐’고 물어 ‘인제 생각해 볼께요’라고 답했더니 폭소를 터트리더군요.
그리고 이 주변에서 농사지은 싸고 맛있는 백도 복숭아를 새까맣고 쪼그쪼글한 할머니들이 갖고 나와 파는데 복숭아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냥 지나 갈 수 없어 한 보따리를 샀으니 일주일 내내 실컷 먹게 생겼습니다.

다시 아까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평론과 감상에 대해.
이번 연주 말고도 지난 5월에 많은 분들이 감상문을 올려주셨습니다.
그중 부분부분들이 소극적 감상이 아닌 적극적인 감상이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성혜영님,이경분님,오정은님.. 그리고 눈빛이 빛날듯한 학생들 ..
평론에 대해 저의 개인적인 관점이란 전제로 말씀드립니다.
평론은 아티스트의 능력이나 작품의 우열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궂이 평론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고 인신공격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습니다.
평론은 작품의 미학적 가치를 사회와 문화, 역사속에서 조명(해석)하고 확대 재생산, 혹은 비판하여 깊은 학문적 소양과 뛰어난 예술적 감각, 유려한 문장이 꽃피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예술과 함께 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또 그래야 예술과 진정한 파트너도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오래전부터 저희 화음이 목말라 하는 부분입니다.
화음은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새로운 길, 동반자 없는 길을 외롭게 혼자 가느라 힘들었습니다. 대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런점에서 여러분 성혜영님의 글을 주목 해주시기 바랍니다.
연주와 작곡계라면 제가 공개적으로 연주나 작품에 대한 개인의 소견을 밝힐 입장이 아니라 자제 해왔지만 다른 영역인 만큼 적극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미 7년 전부터 계획은 있었지만 실행에 옮길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화음, 화음쳄버 혹은 화음프로젝트를 주제로 일반부와 대학(원)생부로 나눠 평론과 논문부문 공모를 내년부턴 실행하겠습니다.
제가 좀 흥분을 해서 얘기가 옆으로 빠졌는데,
음악,미술,문학,문화,정치..등등 모든 평론이 다 있지만 그 대상을 통해 스스로의 세상을 펼쳐가는, 평론도 예술처럼 적극적 생산자라는 것입니다.
그냥 어떤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연주자와 같은 입장이라고 하면 될걸 너무 어렵게 설명했군요^^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가장 추상적인 영역인 음악이 사회적 활동일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우리 사회속에서의 현주소에 대한 평소의 생각도 기회가 있을 때 말씀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런 일들이 항상 망설여 지는 이유는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옮기는데 재주가 부족함이 부끄러워서 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그냥 편한 마음으로 어수선하게 써봤습니다.
아마 통쾌한 야구를 보고 괜한 자신감이 생겼나 봅니다.
벌써 한시 반이 넘었습니다.
 
시골의 밤은 더욱 고요합니다. 
 
2008년 8월 양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