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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휴가중입니다 1
박상연 / 2008-08-24 / HIT : 1133
어제밤 양양에 왔습니다. 최소한 일주일은 쉬려고 합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그리고 달리는 버스 속에서 쿠바와의 통쾌한 야구의 한판 승부는 평소 야구팬이 아닌 나도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날인 오늘도 몇번이나 재방송을 봤으니까요.
어쨌든 흥분이 지나간 버스안에서 지난 11일 연주후의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그중 한두가지 정리해봤습니다.

예술에 있어 이미지와 개념의 관계와 평론과 감상의 관계입니다.
우선 이런 생각을 하게끔 동기를 주신 화음쳄버 게시판의 성혜영님과 오정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현대)예술이 일반 대중들에겐 어렵다는 말을 듣는데, 당연히 그렇습니다.
예술작품을 감상한다는 말과 이해한다는 말이 있듯이 작품에는 항상 작가의 생각이 녹아있고 – 혹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생각의 다른 모습인 정서가 이미 녹아있습니다 - 그 생각을 통역(과정)없이 즉시 전달할 수 있는 게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 생각(정서)을 이해할 필요도 없이 그냥 그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하고 예술적 가치를 인식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을 쉽게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는 작가의 생각이 느낌으로 바뀌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경우, 다시말해 보편적 설득력 - 작가의 역량 - 이 부족했거나 혹은 발표된 작품이 익숙치 않은 표현(어법)을 사용하면 – 과거 많은 작품들이 초기엔 외면 당하다 얼마후 인정받는 사례 – 일정 시간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특히 지난 한세기 모든 분야에 개념이 확장되고 다양해진 후로는 예술에도 통역을 통한 이해, 설명을 통한 공감이 필요해진 현실이 분명 존재합니다. 불편하지만 역사적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화음프로젝트가 그런 예술의 태생적, 역사적 문제점에 접근하여 “정서의 확인” “현장음악”이란 모토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화음프로젝트의 취지엔 몇가지가 더 있지만 이미 여기저기 발표했으니 생략합니다)
“정서의 확인” , 이미 7년전 화음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제일 중요하게 소개했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가 아니고 노력해서 찾아내는 발견이란 취지에서 였습니다.
이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의 내제된 역량과 에너지는 무한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미지와 개념(느낌과 생각)은 같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오해로인한 오해가 없어지겠죠?
이 문제는 앞으로도 화음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화음쳄버의 연주회는 전시장에서의 화음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연주 무대에서의 기술적인 문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를 통해 모두를 안다는 어느 선생이 말한 것 처럼 분명한건 고도의 감성과 지성을 관통하는 작품, 지성과 감성이 분리되지 않는 작품, 그것이 명품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일부 언급했듯이 예술이 훈련된 특정 계층만의 세계가 존재함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우리 사회에 갈등 구조를 갖게합니다.
자본을 등에 업은 대중, 아니 대중의 지지를 받는 자본과의 갈등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갈등은 모양만 다르지 과거에도 항상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당연히 존재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 구조, 예술가에게는 시련과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만이 에너지가 발생하고 야생의 생명력이 자랄 수 있습니다.
아이러닉하게도 생존을 위한 타협은 예술의 생명력을 상실하여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며 꿈과 이상을 지키고 실현 한다면
생존률은 비록 1%밖에 안되지만 그만이 역사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줄 것입니다.
화음이 그 1%에 들어보겠다고 하면 과욕일까요?
 
.. 잠시 쉬었다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