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ary
이호인 작가의 그림을 보는 순간 뇌리를 스치는 것은 잊혀진 소리들의 잔영이었다. 수많은 얘기를 담고 있는 소리들이 어느 한 순간 사라져 버린 것을 이제는 기억조차 할 수도 없
다. 오늘, 내가 부르고 있는 노래가 아닐 지라도 그것이 허공을 떠도는 잔향만은 아닐 것이란 믿음이 있다. 무엇인지 모르는 소리의 열기가 내몸을 떨리게 하기 때문이다.
첼로 독주를 위한 ‘잊혀진 소리’는 박제된 음악이라는 우리의 전통 가곡에 바탕을 두고 있다. 멀리는 신라와 고려에서, 가까이는 조선 때부터 불렸던 노래이다. 주머니에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꺼내듯이 잊혀진 노래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고자 한다.
이만방 - 작곡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