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커스텐 저스테센의 <벽장안의 초상>은 프랑스 초현실주의작가 클로드 카운의 자화상을 오마쥬한 작품이다. 카운에게 장롱이라는 내밀한 공간은 잃어버린 최초의 모성적인 안락한 공간으로 회귀하려는 강렬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으로 누구에게나 쉽게 열리지 않는 공간, 어두운 존재, 어머니의 자궁, 은닉과 내밀함의 공간,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의 도피, 반복적인 죽음의 접촉 등을 의미한다. 카운의 많은 자화상사진에서 나타나는 모호한 경계선-삶과 죽음, 리얼리티와 환타지, 안과 밖, 자아와 분신, 어머니와 아이를 잇는 제 3의 공간, 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사회적 성 정체성의 모호함과 그 경계선에서 갈등하는 클로드 카운의 전반적인 작품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퍼포밍한 작품이라 느껴졌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노스텔지어‘란 원래 상태, 즉 어머니의 자궁으로 돌아가려는 원초적인 욕망은 이룰 수 없다고 했지만 장롱 속에 들어가 누움으로써 어머니의 품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어떤 희망적이고 밝은 다른 환상이 변형된 것은 아닐까?
이 작품 안에 내제된 이미지를 여러 가지 음악적 단편(제스츄어)들로 구성하여 collage수법처럼 붙이는 작업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