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녹두영감이 뒷산 밭에 녹두를 심었어요. 토끼들이 날마다 찾아와서 녹두를 자꾸 따 먹네요. “이놈들! 내 녹두 따 먹지 마래이~!” 꾀를 내고 쫓고 쫓기며 다툼이 일어나요. 녹두를 두고 벌어진 녹두영감과 토끼들의 한바탕 지혜 대결,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우리 민담 ‘녹두영감(또는
팥이영감) 설화’를 새로이 풀어낸 ‘녹두영감과 토끼’는 보통의 민담과 달리 선과 악의 구분이 애매하고, 생존을 위해 서로 그악스레 덤벼드는 투쟁기이다. 결말에서 녹두영감이
토끼에게 당하게 되지만, 이마저도 해학과 익살이 넘치는 탈놀이와 이들이 주고받는 말들의 능청거리는 맛을
통해 신명나게 풀어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에 맞추어 음악이 전개되는데, 단어와 문장의 반복을 통해 만들어내는 운율과 장단을 따라, 음악
역시도 리듬을 반복하고 장식을 더하며 흘러간다.
녹두영감과 토끼들에게 탈을 씌우는 탈놀이를 통해 옛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고 극적인 요소를 더했는데, 전통 장단을 응용한 리듬 위에 현대적인 음색을 덧입힘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꾀했다. (한대섭,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