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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겨울 들머리의 비가
김연 / 2006-11-08 / HIT : 573
화음 프로젝트 41번
유주환 곡 피아노 사중주 제1번
템포의 변화가 없이 일정하게 음의 숫자로 완급을 조절한다는 
작곡자의 곡 설명을 들었습니다.

처음 현악기로만 시작해서 점점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바이올린이 질주하면서 격렬, 하다기 보다는 과격이란 표현이 적절할 듯한, 해지더군요.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는 민초의 저항정신이라도 표현한 건가? 맥박수가 빨라지고 가슴에서 둥둥 북이 울렸습니다.

좋다나 얼쑤와 같은 추임새라도 넣어야 할 듯한 
흥겨운 선율의 첼로, 바지런한 바이올린.
곡이 뒤쪽으로 진행될수록 입가에서 웃음이 실실 새어나오더군요.
작곡자가 이걸 의도한 건지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 맘대로 이걸 이름부친다면 '민중의 해학성의 표현'이라고 하고 싶군요.
현을 손가락으로 튕겨 연주하는 피치카토가 계속 이어지면서 연주자들끼리도 
눈빛만으로는 교감이 부족하여 손짓이나 몸짓이라도 동원해야 할 듯한 
아슬아슬한 안타까움에서 우러나오는 희열과 카타르시스.

작곡자가 곡을 늦게 건네줘서 연주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설명을 하셨는데 
사실 연주가 시작되기 바로 전까지도 대기실에서 들려오는 활을 긋는 '열공'
소리를 들으며, 벼락치기 공부 열심히 한다며 속으로 웃었었는데 그간 
까맣게 탔을 작곡자나 연주자들의 속이 보이더군요.

생상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 에프 장조.
모짜르트에 비견될만한 천재였음에도 86세까지 장수한 
행복한 음악가의 곡은 따뜻했습니다.
특히 3악장 스케르쪼 프레스토 악장은 재밌었지요. 
일어나서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로 상큼 발랄 했으니깐요.
앵콜! 3악장! 이라고 소리쳤지만 때에 따라서 한소심하는지라
제 작은 목소리는 박수소리에 묻혀졌지만 앵콜곡은 근자에 들은 
화음프로젝트 공연 중 최고였습니다.

베토벤의 일명 거리의 악사.
첼로의 짙은 슬픔이 눈물겨웠습니다. 
그러고보니 따뜻한 차 한잔을 껴안고 
베토벤의 웅숭깊은 서정이 묻어 나오는 또 다른 곡들
'아델라이데' 나 '멀리 있는 연인에게' 를 찾아 들으며 
이 시린 날을 견뎌야 할 듯 합니다.